애니메이션 일본침몰(2020년)
일본침몰을 다룬 미디어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일본 열도의 침몰이 시작되면서 한가정, 한 세대가 겪는 일을 잔잔하게 하지만 잔인하게 그려 놓았다.
일본침몰이라는 거대한 재난 앞에 무너진 국가시스템은 도움이 없었고 재난에 내몰린 일가족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희망을 찾아가는 일가족의 피난길, 2020년 발표된 애니메이션 일본침몰의 줄거리와 감상을 적어본다.
애니메이션 개요
원작 :고마츠 사쿄의 소설 일본침몰
감독 :유아사 마사아키, 에자키 요시에
방영 :2020년 TV 애니메이션
극장판 : 2020년
등장인물
아빠, 무토 코이치로
아유무와 고우의 아버지이다. 가족을 데리고 피난을 간다. 가족 중에 제일 먼저 사망한다.
엄마, 무토 마리
아유무와 고우의 어머니. 필리핀 출신으로 어린 시절 수영 선수로 활약했었다. 보조심장을 시술받았다. 바다를 표류하던 중 사망한다.
딸, 무토 아유무
중학생 육상선수이다. 상처를 입은 다리를 이끌고 피난길을 간다. 결국 다리를 자르게 된다.
아들, 무토 고우
초등학생으로 장래희망이 E-스포츠 게이머이다.
미우라 나나미
아유무의 육상부 선배이며 무토 가족의 이웃이다. 같이 피난을 가던 중 계곡에 가득 찬 유독 가스에 노출되어 사망한다.
코가 하루오
무토네 옆집에 살고 있는 아뮤무의 육상부 선배였다. 도호쿠 대지진으로 가족을 모두 잃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으로 변했다. 같이 피난길에 오르는데, 바다에 빠진 중요한 데이터가 담긴 디스크를 찾아오다가 파도에 휩쓸려 사망한다.
카이토
패러글라이딩으로 영상을 찍는 유튜버로 에스토니아 출신 외국인이다. 마지막까지 무토가족의 피난길에 조력자가 된다.
무로타 카나에
종교시설 "샨 시티"의 마더, Spiritual(영성) 커뮤니티인 "샨 시티"를 세우고 지진과 쓰나미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방황하는 이들을 보살피고 있다. 죽은 자들과 대화를 하는 능력으로 이들을 위로하고 있다.
오노데라 토시오
심해 잠수정의 파일럿이자 일본 침몰을 주장한 과학자 중 하나이다. 샨 시티에서 탈출하여 무토 가족 일행과 끝까지 함께 한다. 심각한 부상으로 몸을 못 움직인다.
일본침몰 애니메이션 후기
이 애니메이션에서는 일본침몰이라는 거대한 재난의 발생원인과 이를 극복하는 정부의 역할은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다.
거대한 재난에 닥쳤을 때 시스템이 붕괴된 국가에서 한 가정이 또는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도망가는 것뿐이었다. 또한 재난을 피해 도망가는 길에는 수많은 희생을 요구한다.
그래도 가정을 지키려는 노력들, 일본을 지키려는 노력들은 새로 시작해야만 하는 당위성을 제공한다.
결과적으로 일본침몰로 구세대는 모두 가버리고 새로운 세대가 새로운 땅에서 새로운 일본을 만들 것이라는 해피엔딩이다.
도피와 희생 그리고 구원의 길을 보여준다.
나쁘게 말하면
재난이 지옥처럼 펼쳐지는데 배경음악은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다. 가족이 죽어가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감정의 변화에 너무 간과했다.
피난길의 고행길에 죽을 수도 있지만 뜬금없이 죽어가는 캐릭터와 설정도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험난한 길에서 보여주는 인간미와 인류애는 당연한 것이 아닐 수도 있는데 너무 강조했다. 뜬금없다는 것은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말이고 공감이 잘 안 된다는 말이다.
더 나쁘게 말하면
시간이 남아 돌아서, 볼 것이 정말 없어서, 고민 끝에 보다가 잠들 수도 있다.
일본침몰 애니(2020년) 줄거리
1화
도쿄에 대지진이 덮쳐온다.
운동장에서 육상 연습을 하던 아유무, 다친 다리를 끌고 뒤도 안 돌아보고 집으로 달린다. 집은 무너졌고 아무도 없다. 다행히 신사가 있는 언덕 위에서 무토네 가족은 한자리에 모였다. 귀국길에 오른 엄마 마리 또한 추락한 비행기에서 탈출하여 겨우 가족과 만날 수 있었다.
황당하고 불안한 사람들, 산아래 대지진이 지나간 도쿄의 참상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대지진의 참상을 보여주는 화면에 배경음악은 너무 아름답다.
2화
아직까지 통신이 살아 있는지 핸드폰에 오키나와가 침몰하는 영상이 뜬다.
일부 과학자들이 주장하던 일본침몰이 시작된 것이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의 사람들. 하지만 곧 도쿄 시내도 바닷속으로 가라앉을 것 만 같다.
모두들 도쿄를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직감한다. 국토가 침몰하자 정부, 국가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모든 국가 시스템이 사라진 진 지금 모두에게 재난은 개인적인 생사의 일이 되어버렸다.
무토네 가족은 서쪽으로 가기로 한다.
무토네 가족(아유무, 고우, 마리, 고이치로)
육상 선배 나나미,
옆집 형, 하루오가 동행한다.
무너진 도시를 지나고 산을 넘는다. 사방에 죽은 사람들이 흩어져 있고 육식 새들이 시체를 뜯는다.
어쨌든, 트러플 버섯가루를 챙겨 올 정도의 생활력이 강한 아빠, 무토 코이치로의 활약으로 그럭저럭 생존하며 나아간다.
산마를 캐던 아빠는 불발탄이 묻혀있는 곳을 건드린다. 사망한다.
3화
"아빠가 죽었다고요!"
"아빠는 이제 없어!"
솔직히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다행히 어디론가로 가는 트럭을 얻어 탄다. 운전자는 제 세상을 만난 듯 날뛰는 양아치 같은 인간이다. 아니 망해버린 세상이 그렇게 양아치 같은 인간을 만들었지는도 모를 일이다.
국가가 사라진 지금 세상은 무법천지가 될 것이라는 의미라면 너무너무 약하게 그렸다.
나나미,
기름을 넣어야 한다며 들른 주유소, 양아치 운전수가 나나미를 덮쳐온다. 나나미와 엄마 마리가 합세하여 날려버린다. 그리고 트럭을 빼앗아 다시 길을 나서지만 얼마못가서 산사태로 도로가 막히고 차는 버려야 한다.
산을 오른다.
저 멀리 아직까지 건재한 후지산이 보인다.
잠시 쉬는 시간,
아유무와 나나미는 화장실이 급하다고 잠깐 숲의 계곡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그곳은 지진으로 인한 지각변동으로 지각이 갈라지고 유독가스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누군가 소리친다.
"움직이지 마!!!"
"움직이지 말고 뒤돌아 가!!
갑자기 나나미가 쓰러진다.
나나미는 허망하게 사망한다.
소리친 사람은 패러그라인더를 타고 나타난 에스토니아인 카이토, 유명 유튜버이다. 무토 가족의 피난행렬에 동참한다. 산속 작은 마을에 있는 텅 빈 마트에서 옷도 챙기고 먹을 것도 챙긴다.
하지만 마트 주인이 있었고 몰래 물건을 가져가는 사람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자신보다 큰 활로 화살을 쏘고 난리이다.
“얼른 떠나자”
“여기에 있어도 좋다.”
비도 오고 하룻밤을 여기서 보내기로 한다.
카이토는 맥가이버인가?
4화
땅이 기울고 지진이 무토 가족 일행을 쫓아오듯 땅을 흔든다. 여기도 안전하지 않다. 마트 할아버지가 합류한다. 자동차가 생겼다.(그러고 보니 무슨 포켓몬스터 게임을 중계하는 것 같다)
아직 있는지는 모르지만 "샨 시티"로 가자
니가타, 시모노세키 등 몇몇의 항구에서 일본인들을 인접국가로 이동시켜 준다는 뉴스가 인터넷에서 나온다. 일본 자위대와 미군이 드디어 나섰다. 하지만 역부족일 것 같다. 현재 일본 내의 생사조차 모르는 사람이 1억 명 이상이라고 한다.
다시 길을 나선다. 가는 길에 재미있고 쾌활한 영국인(불분명하다) 다니엘을 픽업한다.
그리고 "샨 시티"로 향한다.
웬 불꽃놀이?
사람이 죽어가는데 너무한 거 아냐?
샨시티에 도착한 일행은 목욕물이 준비되어 있다는 말에... 모두 환호성을 지른다. 그리고 따뜻한 게르를 제공받는다.
게르(Ger), 파오(Bāo)
몽골의 이동식 유목민 천막
러시아 네네츠인들의 천막은 춤(Chum)
투르크계 유목민의 천막은 유르트(Yurt)
5화
샨 시티는 일종의 종교적 안식처 같은 곳이었다. 심신이 피폐해진 사람들의 안식처이다. 특별히 죽은 사람들의 유품을 이용해 그들의 말을 대신 전해주는 무녀(카나에)가 있었다. 그것으로 사람들은 위로를 받는다.
마더, 카나에를 통한 죽은 자와의 면회,
잠깐의 휴식,
하지만 피난길에 나선 무토 가족과 일행에게 일본침몰의 대재앙은 샨 시티라고 해도 피해 가지 못한다. 땅이 흔들이고 지반이 무너진다. 다시 피난길에 올라야 한다.
왜 거기에 있는지 이유도 모르고 거동도 못하는 남자, 일본침몰을 주장하던 잠수정 파일럿이자 과학자 오노데라 토시오가 그곳에 있었다. 그를 간호하던 아유무는 그에게서 여기에도 지진이 일어날 것이고 당장 떠나야 한다고.... 그를 데리고 나온다.
일부 사람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다고 무녀 가나에와 같이 남아 있기를 자청한다. 자동차를 몰고 샨 시티를 나서는 무토 가족과 일행, 룸미러로 긴츠키로 만든 "샨 시티"의 거대한 동상이 쓰러지는 것을 본다.
일본 열도 내에서 어디에도 안전한 곳은 없는 것 같다.
가기를 포기하는 사람들
너덜 해진 희망을 붙들고 떠나는 사람들
긴츠키(金継ぎ)
"금으로 수리하다"를 의미함. 여러 종류의 옻칠을 사용하는 마키에 기법이나 옻칠을 금, 은, 백금 가루와 혼합하여 손상된 도자기를 수리하는 일본 기법이다.
긴츠키는 손상과 수리를 물건의 역사의 일부로 인정한다는 의미이다.
6화
자동차로 달려간 곳은 해외로 가는 배가 준비된 항구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배를 타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선정된 사람은 개인식별번호를 확인하고 배를 탈 수 있다. 개인식별번호 그런 것이 있었나?
유일하게 아유무는 국가대표급 육상선수 후보라 특별히 관리대상으로 선정되어 있었다. 일행 중에서 유일하게 먼저 배를 탈 수 있는 리스트에 올라있다. 엄마는 배를 타고 가라고 올려 보내지만 아유무는 탑승을 거절한다. 엄마와 동생과 함께 있겠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일행을 쫓아온 대지진과 침몰,
그리고 지금까지 조용하던 후지산이 폭발한다.
후지산의 폭발은 지하의 마그마 방이 붕괴하며 커다란 공간이 생기게 되고 판구조의 변화로 인한 일본 침몰을 견인한다는 것이다. 그 후지산이 폭발한 것이다.
7화
또다시 이동해야 하는 일행들
오노데라가 뭔가 숫자를 주지만 말을 못 하는 그의 의도를 알 수가 없다. 메가플로트라는 바지선을 만나서 타려고 하지만 순수 일본인만 태워 준단다. 다행히도 '지나가던 선박 1'이 이들을 태워 준다. 그 작은 배를 타고 있으면 안전할까?
메가플로트를 안 탄 것이 다행인 듯 곧이어 지진이 발생하고 해일이 메가플로트를 덮친다. 지진 해일은 일행에게도 덮쳐온다.
일행이 탄 배 또한 뒤집혀 뿔뿔이 흩어진다. 그리고 물속에 가라앉은 거대한 빌딩을 본다. 일본은 이미 침몰 중이다.
8화
아유무와 고우는 ‘선박 1’의 선장과 함께 구명보트를 탔지만 다른 일행은 확인할 길이 없다. 다친 몸의 선장은 곧 사망하고 둘만이 바다를 표류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꿈을 꾼다.
내가 돈을 벌어 다시 집을 지을 거야.
집으로 돌아가면 일 년 내내 게임만 할 거야.
"그린티 크림 프라푸치노" 먹고 싶다...
“난 캐러멜 마키아토"
"그러니 죽으면 안 돼!"
하-. 애니메이션의 그림을 그리고 스토리를 짜는 제작 스태프들의 푸념을 듣고 있는 것 같다.
지쳐가는 아이들,
다행히 엄마 마리와 하루오가 찾아온다.
오노데라 씨가 준 것이 무슨 좌표 같은 것으로 보인다.
"이제 그곳으로 가자!"
노를 저어 육지를 찾아가는 중 행운이 다가온 듯 버려진 엔진 달린 보트를 만난다.
아~, 보트가 묶인 줄을 풀기 위해 바다에 뛰어든 엄마, 오랫동안 관리를 못해준 보조 심장작동기가 멈추면서 사망한다.
9화
엄마를 잃은 슬픔은 잊어야 한다.
보트를 달려 육지로 가자.
오버하는 하루오!
살아있는 카이트와 오노데라를 만난다. 카이트는 어디서 구했는지 군용 보트를 타고 왔다. 대단한 카이트!
열도의 침몰은 계속되고 있다. 땅이 솟구쳐 올랐다가 바다에 떨어진다. 그리고 지진해일이 몰아쳐 온다.
좌표가 말하는 곳으로 계속 가자!
어둠 속 저 멀리 가라앉지 않은 땅에 등대가 빛을 비춘다. 희망을 보는 것 같다.
‘좌표가 가리키는 곳은 오노데라와 타도코로 박사가 침몰하지 않는 장소를 표시해 두었을 것’으로 믿는 카이트는 그 좌표를 찾아간다. 오노데라 조사한 자료를 업데이트하기로 한다.
웬 지하 연구실?
오노데라 씨를 둘러업고 데이터를 백업하러 찾아 들어갔지만 공교롭게도 멀쩡하던 지하연구실에 물이 차오른다. 빠르게 디스크를 챙겨 들고 다시 튀어나와야 했다.
다시 해일이 밀려오고 갖고 있던 디스크를 바다에 빠뜨린다.
"이제 내가 나설 차례이다."
소심하던 애가 갑자기 오버하는 이유는 뭐지. 사람이 갑자기 달라지면 죽을 때가 된 것이라던데…
하루오가 물속으로 달려간다.
디스크를 되찾았지만 하루오는 파도에 휩쓰려 사라져 버렸다.
또다시 찾아온 슬픔에 아유무는 더 이상 자신을 지탱할 힘이 없어 보인다. 다친 다리를 심하게 전다. 부상부위가 점점 더 심각해지는 것 같다.
10화, 마지막 장
디스트를 핸드폰에 연결한 카이트,
화면에 뜨는 일본지도를 본 카이트는 배터리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일본 열도에서 침몰하는 곳과 다시 솟아오르는 곳을 확인했지만 그게 언제인지는 확인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일본열도에서 침몰하지 않고 피할 수 있는 곳은 한 곳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단지 다시 솟아오른다는 희망뿐이었다.
절망하면 카이토가 아니다.
풍선을 찾아 하늘로 올라가는 카이토, 바람과 폭우와 추위가 온몸을 할퀸다.
그래도 버틴다.
조금만 더 버텨!
나는 행운아야!!
그리고 헬기가 아유무와 고우에게 찾아온다.
헬기를 탄 아유무와 고우가 본 것은 분화하는 후지산 꼭대기만 남은 일본열도였다. 일본침몰의 여파로 대한민국의 경상도 지방이 같이 사라졌다.
빗속을 뚫고 날아간 헬기,
아유무와 고우가 도착한 곳은 러시아였다.
에필로그
침몰한 일본열도, 열도를 떠난 일본 국민들에게 남은 것은 언젠가 일본열도가 다시 솟아오른다는 희망이었다.
희망은
계속해서 열심히 살아가야 할 이유인 것이다.
어딘가에 국토를 잃은 일본인들에게 "다시 솟아오를 것"이라는 희망을 준 타도코로 박사의 동상이 세워지고 일본은 당당히 한 국가로 올림픽에도 참가한다.
아유무는 멀리뛰기 일본 대표팀 선수가 되었다.
오노데라는 어디선가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다.
무토 고우는 소원대로 E-스포츠에 참가하고 카이트는 조용히 이들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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