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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일본 영화 황혼의 사무라이 줄거리와 후기

by molbania 2024.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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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황혼의 사무라이,
19세기 초반 변혁의 에도시대(江戸時代), 다이묘(영주)를 주인으로 모시고 사는 녹봉 50석의 하급 사무라이 이구치 세이베이, 폐병을 앓던 부인이 사망한다. 어린 두 딸과 치매가 있는 노모를 남겨두고...

아내의 마지막 유언 같은 부탁.
“줄을 잘 서서 출세해라”

하지만 사무라이 이구치는 출세와는 거리가 먼 사내였다. 어린 두 딸을 키우고 노모를 봉양하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포기한다.

황혼의 사무라이 표지

 
영주의 창고지기인 사무라이, 황혼 무렵에 "땡"하면 집에 가야 하는 그에게 "황혼의 사무라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런 지리한 일상을 사는 그에게 운명 같은 일이 찾아왔다.

2002년 찬사를 받았던 영화 "황혼의 사무라이"의 줄거리와 감상을 적어 본다.

사무라이(侍)의 뜻은
일본 봉건시대의 무사(武士) 계급을 말한다.
모신다는 뜻의 한자어 시(侍)에서 유래하였다.

영화개요


황혼의 사무라이, The Twilight Samurai
원작 : 후지사와 슈헤이의 단편 소설
개봉 : 2002년
감독 : 야마다 요지
평점 :  8.1/10.0(iMDb)


주요 등장인물

황혼의 사무라이, 이구치 세이베이 역
이름 : 사나다 히로유키(真田 広之)
본명 : 시모자와 히로유키(しもざわひろゆき)
출신: 1960년, 도쿄도 시나가와


이구치의 친구, 이누마 미치노조 역
본명 : 후키코시 미쓰루(吹越 満)
출신: 1965년,  일본 아오모리현


이누마의 여동생, 이누마 토모에 역
본명 : 미야자와 리에(森田りえ)
출신 : 1973년, 됴쿄 네리마  


사무라이 요고 젠에몬 역
다나카 민
 
토모에의 전 남편, 코다 도요타로  역
오스기 렌


감상평


처음엔 "뭐 이런 암울한 사무라이 영화가 다 있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화려한 무사복장에, 매운 눈매, 번득이는 칼빛을 기대하였지만 이렇게 초라한 사무라이라니...

하지만 그것이 사무라이의 현실이었다. 처자식을 먹여야 하고, 나무도 패야 살아갈 수 있었다. 주군을 위해 목숨을 걸어야 했지만 그것이 사무라이의 전부는 아니었다. 사랑도 하고, 빚도 내고, 거절도 하고, 목숨을 구걸도 하고...

한 초식에 번득이는 멋진 칼질이 아니라, 숨이 목에 차도록 칼질을 해야 하고, 여차하면 도망도 다녀야 하고, 그래도 부질없는 자존심을 지켜야만 하는 삶. 사무라이의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 속에서 사무라이의 정신과 자부심을 지키려는 시도와 몸짓은 시대의 변혁을 이길 수는 없었다.

여러 의미를 지닌 황혼의 사무라이

사무라이의 환상을 깨버린 영화,
화승총의 등장과 함께 막부시대의 끝에 선 사무라이,
 
비록 가난했지만
사무라의의 자존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아이들을 지키고,
이누마 토모에와의 짧은 행복,

그리고 시대에 편승하지 않고 단호히 저항하다 사망한 사무라이 이구치 세이베이, 그의 사무라이로서의 삶은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으려나...


줄거리와 결말

 
하급 사무라이 이구치 세이베이,
부인의 오랜 병치레로 그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져 버렸다.  어린 두 딸과 치매가 있는 노모를 두고 부인이 사망한다.  

장례식 장면
장례식 장면


초라한 장례식이 치러진다. 그 초라한 장례식을 위해 그는 물려받은 검을 팔아야 했다. 그리고 남은 두 아이의 눈망울과 노모. 따뜻한 말은 안 했지만 두 딸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남겨진 두 딸
남겨진 두 딸

 
이제부터  영주의 창고에서 일하는 녹봉 50석의 하급 사무라이, 이구치의 빈곤한 삶이 시작된다.
어디까지 초라해질지,
언제까지 사무라이의 자존심을 지켜낼지.


이누마 토모에,
어느 날  친구 이누마의 여동생, 아름다운 여인 이누마 토모에가 찾아온다. 갑자기 밝아지는 집안 분위기에 이구치 스스로도 깜짝 놀란다. 여태껏 이렇게 미소를 지어 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이다.

내게 근사한 사람이 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며칠 간의 방문,
며칠 간의 행복감에 이구치도 어린 두 딸들도 그 작은 행복에 취한다.

이누마 도모에
이누마 도모에


잠시의 행복에 젖은 초가집, 핑크빛 벚꽃이 날리는 배경이라도 띄워 줄 만한데 감독은 여지없다. 진달래 한그루에 온통 갈색의 배경이다.


코다 도요타로,
술 먹고 토모에를 찾아온 남자가 있었다.
폭력남 토모에의 전 남편 코다 도요타로,
이 시대에는 파혼도 영주의 권한으로 가능한 모양이다. 자신이 파혼당한 것이 이누마의 고자질 때문이라고 주사를 부린다.

그리고 자존심이 상한 전 남편 코다는 토모에의 오빠이자 이구치의 친구인 이누마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공식적인 결투에 난감해하는 이누마, 칼솜씨가 변변치 않은 모양이다. 이구치가 대신 나서기로 한다.

"내일 미시에 강변에서 보자"
"각오 단단히 하고 와!"


결투 1, 코다 도요타로
화려한 무대를 기대했지만 그저 개천변의 공터이다. 게다가 참관자는 3명 

코다와 결투
코다와 결투

 
코다는 진검을 빼내든다.
이구치는 목검을 들었다.
 
“끝까지 사무라이의 자존심을 건드리는구나”
“이걸로 충분해!”

감독은 여전히 현실적이다. 화려한 검술은커녕, 치고받는 개싸움 같은 칼싸움을 그린다.

이구치는 목검으로 토모에의 전 남편 코다를 제압한다. 아마도 이 결투 다음에 이어질 끝없는 복수에서 자신과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구치 세이베이가 코다를 이겼다'는 소문은 빠르게 퍼진다. 직장에서도 다른 눈으로 이구치를 보게 된다. 하지만 변한 것은 없다. 이구치의 녹봉은 여전히 50석, 최저임금 수준으로 보인다. 



이누마 미치노조,
친구 이누마와 낚시하는 중에 이누마는 사방에서 혼담이 들어왔지만 토모에가 그와 함께하고 싶다는 말을 전한다.  빠르게 대답을 해달라고 한다.

이누마와 이구치
이누마와 이구치


이구치는 단숨에 거절한다. 하급무사인 자신의 입장에서 '누구와 다시 결혼을 생각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나중에 자신을 원망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거절한다.

이 후로 토모에는 더 이상 이구치의 집을 찾지 않는다. 어린 두 딸도 더 이상 묻지 않는다.


황혼의 막부시대,
그렇게 시간은 가고 근대로 시대가 바뀌어가는 막부시대는 혼란스럽다. 이구치가 섬기는 영주가 사망하고 아래 번의 작은 영주들이 신 시대를 주창하며 반란을 일으킨다. 다행히 반란은 제압되고 일부 반란에 가담한 사무라이들이 처형되거나 할복하기에 이른다.

여전히 길고 가늘게 살아가는 이구치에게 시련이 다가온다. 반란의 주도자였던 하세가와의 호위무사인 사무라이 '요고 젠에몬'이 할복을 거절하고 칩거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몇몇의 사무라이가 찾아갔지만 모두 살해당했다.

이구치가 호출된다.
본인은 미천한 창고지기인 하급 사무라이이다.
능력이 있는 다른 사무라이를 보내는 것이…

"이건 부탁이 아니고 명령이다."
"내일 당장 가서 요고의 목숨을 거두어 와라!"

이구치는 방법이 없었다. 거절하면 그 알량한 창고지기 자리마저 쫓겨날 것이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요고를 처단하겠습니다."

밤새 칼을 갈면서 한숨도 못 잔 이구치 , 수 만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쳤지만 어쩔 수 없다.
이기는 수밖에.
 
목숨을 건 결투에서 사무라이는 최대의 예를 갖추어야 한다. 다음날 이구치는 토모에에게 결투를 위한 준비를 부탁한다. 단숨에 달려온 토모에 마저 비장한 마음으로 그의 기모노를 준비하고 그의 머리를 가다듬는다.
 
그리고 토모에는
"반드시 살아 돌아오라"는 당부를 한다.
이구치는 "만약 살아 돌아오면 청혼을 하겠다"는....
"이미 혼담이 성사되어..."
미안하다며 급히 머리를 떨구는 이구치,
 
그녀가 아니어도 그에게는 살아 돌아와야 할 분명한 다른 이유가 있었다. 딸들을 위해서라도 살아 돌아와야 했다.


결투 2, 요고 젠에몬
사무라이 요고 젠에몬의 집, 이미 사무라이 한 명이 집 앞에 죽어 자빠져 있다. 
 
"요고, 목숨을 거두러 왔다. "
"앉게, 한잔 하게!"
 
이미 술에 취한 듯 말이 많아진 요고,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낭인시절 부인과 딸을 잃어버린 고독한 사무라이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요고 젠에몬 또한 이구치와 마찬가지로 저물어가는 황혼의 사무라이였던 것 같다. 
 
본인의 이야기를 주절주절 떠드는 요고는 아마도 죽기를 각오한 것 같다.  아니 누군가 자신을 죽여주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술 한잔을 나눠 마시고  그냥 앉아서 죽고 싶지는 않은 듯 번득이는 칼을 빼내든다.
 
그도 한가닥 하는 사무라이,

황혼의 사무라이 결투2
요고와 결투


결투에 돌입하지만 술에 취한 듯 그의 칼은 생기가 없었다. 하지만 무사 요고의 기본 실력은 만만치 않았다. 베이고 찔리고.

그리고
요고 젠에몬은 스스로 자신의 허점을 노출한다.
베어 달라고 하는 것처럼...
이구치는 벤다.
살아서 두 띨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온다.


이누마 토모에
집에는 혼담이 성사되어 가버린 줄 알았던 토모에가 기다리고 있었다.
 
"살아 돌아와서 다행이다."
“가버린 줄…”
두 사람은 행복한 가정을 꾸린다.

토모에와 이구치
토모에와 이구치

 
그리고
그렇게 작은 행복을 만끽하고 살아온 지 3년,
 
시간이 흘러 메이지유신이 시작되고 저항하던 막부의 시대가 끝나고야 만다. 사무라이 이구치 세이베이는 막부의 마지막 반격에 나서서 싸우다가 관군의 화승총에 맞아 사망한다.

그를 기억하는 그의 딸들은 그의 아버지가 비록 하급 사무라이였지만 당당하게 자존심을 지키며 살아갔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영화는 끝난다


결말


비록 가진 것 없는 사무라이였지만,
끝까지 자존심을 지켜내며 사무라이처럼 죽었다.

남겨줄 유산도 없었지만 두 딸은 스스로 성장해 내었고 아버지의 삶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

사무라이의 시대가 저무는 그 시절, 그가 끝까지 자존심을 지키고 살 수 있었던 것은 가진 것 없는 그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준 여인, 이누마 토모에 때문이기도 하다.
 
사무라이시대, 하급 사무라이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았다. 평점이 매우 높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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